영화 읽어주는 남자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화 '완벽한 타인' 리뷰: '속에 있는 것 다 말하지 마' 사람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삶, 개인의 삶, 그리고 비밀의 삶 이것은 최근에 보았던 한 영화에서 하나의 기둥처럼 세워져 있던 명제이다. 이 영화는 서로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친구들의 삶을 스크린 위에 올려놓고는 핸드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맹렬하게 '공적인 삶'과 '비밀의 삶'의 간극을 고발하기 시작한다. * 늦은 후기이긴 하지만 아직 영화('완벽한 타인')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들어있을 수 있으니 이후부터는 주의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 속 예진(김지수 분)과 수현(염정아 분)은 오래된 단짝 친구이지만 수현에게 걸려온 지인의 전화 속에서 예진은 그저 좋은 집으로 이사간 '재수 없는 년'에 불과하다. 변호사 태수(유해진 분)에게는 매일 밤, 자신의 은밀한 사진을 보내는 여.. 더보기 영화 '증인' 리뷰: 나는 과연 '좋은 사람'인가? 증인: 법원 또는 법관에 대하여 소송 당사자가 아니면서 법원의 신문(訊問)에 대하여 자기가 경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사람 영화 '증인' 우리가 알고 있는 증인의 역할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자기가 경험한 사실을 언어적 표현으로 치환해내는 것. 하지만 그 증인이 자폐아라면 어떻겠는가? 영화 '증인'은 우리가 지금껏 보아왔던 법정영화와 닮아있으면서도 다르다. 그 중심에 '증인'이 있다. * 이후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이라면 이후의 글들을 유의해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줄거리 순호(정우성 분)는 민변 출신이지만 현재는 대형 로펌에 적응 중인 변호사이다. 그가 속한 대형 로펌의 대표(정원중 분)는 민변 출신의 깨끗한 이미지인 순호를 회사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서 회사의 이미지를 쇄.. 더보기 영화 '바이스'와 '미성년' 리뷰: 응답하라, 어른들은. 영화 '바이스'의 한 장면, 도널드 럼스펠드의 박장대소 최근에 개봉한 영화 ‘바이스’에는 두 핵심 인물이 나온다. 조지 W.부시 대통령 시절에 국무장관을 맡았던 도널드 럼스펠드와 부통령을 맡았던 딕 체니이다. 사실 이들은 조지 W.부시가 부임하기 30년전인 닉슨 대통령 시절에 처음 만났다. 도널드 럼즈펠드는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딕 체니를 발탁하여 자신의 의도에 맞게 활용하고 있었다. 딕 체니 입장에서는 일종의 OJT 교육을 도널드 럼스펠드로부터 받고 있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 이후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글에서의 실제 인물들에 대한 시각은 필자의 시각이 아닌 영화의 시각임을 미리 밝힙니다. 당시 닉슨 대통령을 움직이던 실세는 안보 보좌관이었던 키신저였고, 대통령과.. 더보기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리뷰: 공간의 상실에 추억마저 잃을뻔한 20세기 소년들 사랑의 흔적이 함께 했던 '공간'과 '음악'에 남던 시절 지금이야 마음에 드는 이성의 ‘번호’를 받는다지만 다시 만날 ‘공간’을 기약해야 관계가 진전되던 때가 있었다. 요즘 세대의 사랑의 흔적은 '핸드폰'에 남는다지만 90년대의 사랑의 흔적은 함께 했던 ‘공간’과 함께 듣던 ‘음악’에 남았었다. 영화 ‘유열의 음악 앨범’은 ‘건축학 개론’이 불러일으켰던 첫 사랑의 향수를 공간과 음악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극대화시킨다. 1994년도에 스무살을 맞았던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도 그러했다. 그들은 ‘유열의 음악앨범’이 처음 시작하던 1994년 10월 1일, 처음 만났다. 그들이 처음 만난 공간은 동네에 늘상 하나씩은 있던 작은 동네빵집, 이제는 프랜차이즈 독과점에 의해 거의 자취를 감춘 공간이다... 더보기 영화 '조조래빗' 리뷰: 한 번도 안 본 사람을 미워하는 이유 '혐오'라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영화 ‘조조래빗’은 그 흔한 ‘전쟁’이라는 서사에 한 소년의 '성장'이라는 서사를 입힌 영화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휩쓸고 있을 때, 아카데미에서 '각색상'을 받은 작품이다. ※ 이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혐오'의 기원 영화 속 10살의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분)에게 ‘전쟁’은 어떤 의미였을까.아직 전쟁의 무거움을 알기에는 어린 나이. 그는 그저 또래들보다 폼 나게 총을 쏴 보고 싶은 어린 아이일 뿐이다. 그의 상상 속에는 언제나 ‘아돌프 히틀러’가 좇아다니며 사상을 주입한다. 그의 상상 속 히틀러는 실제 인물보다 훨씬 다정하지만, '조조'에게 지속적으로 유태인에 대한 혐오를 심.. 더보기 영화 '정직한 후보' 리뷰: '자, 이제 정직한 후보를 보여줘' 한국 정치판에서 오죽이나 ‘정직’이 실종되어 버렸으면 이런 영화가 나왔나 싶지만 정작 우리나라 원작은 아니다. 브라질 영화인 ‘정직한 후보’의 리메이크작인 이 영화는 ‘짐 캐리’ 주연의 ‘라이어라이어’와도 설정이 많이 비슷하다. 국회의원 손녀를 둔 김옥희 할머니(나문희 분)이 ‘제발 우리 손녀 거짓말 좀 안하게 해주세요’하고 빈 소원이 즉시 성취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다룬 코미디 영화이며, 개인적으로 ‘라미란’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을만큼 한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영화였다.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스토리'를 팔고 소비하는 선거판 영화 속 주인공은 ‘주상숙’(라미란 분) 후보는 어렵게 재산을 모아 사회에 환원한 김옥희 여사(나.. 더보기 영화 '남산의 부장들' 리뷰: '청와대' 사람들도 목숨 건 '직장인'이었을 뿐 남산의 '김부장'은 '달콤한 인생'의 '선우'를 소환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이병헌이 나온 또 다른 영화 ‘달콤한 인생’을 떠올렸던 것은 나뿐일까. 나한테 왜 그랬어요? 충성을 다했던 보스에게 배신당한 이병헌이 마지막에 그 보스에게 총을 겨누며 물었던 장면이다. 선우(이병헌 분)는 그의 보스 강사장이 모든 것을 위임했던 신뢰받는 부하였다. 하지만 보스의 여자 희수와 마음이 통하는 사이, 강사장의 눈 밖에 나버렸다. 선우는 그렇게 한 순간에 버려졌다. 남자는 언제나 '인정'에 목마르다 남자들의 세계란 어찌 보면 단순하다. 나를 인정하는 리더에게 충성을 다하고, 박수가 사라지면 공연도 끝난다. 이 진리를 일찍 깨달은 아내들은 남편을 춤추게 하리라. 어떤 지방에 사는 부부 이야기다. 어떤 아내 분이 남편에게 후.. 더보기 영화 '벌새' 리뷰: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1994년의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었다. 그 해에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렸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으며,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왜 그렇게 시대의 기억은 생생하게 남는지. 90년대의 기억은 2000년대의 기억보다 더 강하게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 개봉한지 꽤 된 영화이지만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께서는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94년, 중학교 2학년인 '은희' 영화 ‘벌새’는 1980년도에 태어나 1994년도에 중학교 2학년이었던 ‘은희’의 성장 서사이다. 영화 속 은희가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있다면 41세의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37세의 나는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4학년이던 11살로 돌아가 중학교 2학년인 은희 누나를 바라보는 관찰자가 되었다..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