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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인생 리셋(RESET)이 주는 福 영화 프로듀서인 찬실(강말금 분)은 평생 영화만 만들며 살 줄 알았던 사람이다. 지 감독(서상원 분)과 함께 오랜 시간 영화 작업을 해 오던 그녀는 술자리에서 갑작스런 감독의 죽음을 맞이하고는, 삶이 완전히 리셋되는 경험을 하고 만다. ※ 이후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보실 분들은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멈춤의 미학(美學) 찬실은 어쩌면 지 감독보다 더 큰 열정을 불태우며 살았지만 PD의 자리는 감독의 자리에 비하면 대체 가능한 자리이다. “그런 영화는 어느 프로듀서를 붙여도 상관 없다”는 대표(최화정 분)의 말을 뒤로 하고, 그녀는 길이 너무 좁아 차로 오를 수 없는 길을 올라 산 동네로 이사를 한다. 감독의 죽음 뒤의 그녀는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다. 이제는 직업.. 더보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리뷰: 첫 사랑과도 같은 영화 [밴드, 첫 사랑과도 같은 기억] 나는 중학교 때, 기타를 독학했다. 지금처럼 유투브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코드집에 그려져있는 손가락 모양대로 따라하며 익혀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나니 코드가 손에 익었다. ‘연주’는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반주’하며 노래를 할 수 있었다. 현실은 방 구석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게 전부였지만, 나는 밴드를 꿈꿨었다. 10대의 뜨거운 감성은 그렇게 방구석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조금 실력이 나아진 다음부터는 교회에서 반주를 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도 있었다. 그건 너무 착한 방식이었다. 뜨거움을 담아내려면 적어도, 드럼과 베이스, 일렉과 싱어가 함께 하는 좀 더 ‘하드’한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내가 좀 더 .. 더보기
영화 '바울' 리뷰: 바울 사도가 우리에게 안부를 묻다 기독교 콘텐츠, 휴매니티와 배타성의 평행선 속에서 나는 기본적으로 기독교 영화가 나왔다고 해도 크게 달가워하는 편은 아니다. ‘영화’라고 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무엇인가를 첨가하지 아니하면 그 태생(胎生)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이며, 반대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무엇인가를 첨가하지 아니한 영화의 경우는 예배당 스크린에만 걸릴만한 작품들이 많아 굳이 세상에 나와 스크린에 걸릴 이유를 찾지 못하고 ‘그들만의 리그’로 표류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자는 인본주의적 가치관이 스며들기에 크리스챤들에게 해롭고, 후자는 교회 바깥의 귀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극단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기독교 영화가 개봉되면 꼭 찾아가 보는 편이다. 마치 임금님이 식사하기 전에 독이 들.. 더보기
영화 '스윙키즈' 리뷰: 전쟁보다 중요한 진짜 '전쟁' 당신에게는 가슴 뛰는 일이 있나요? 누구에게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보상을 받은 것과 같은. 그래서 그에 응당한 보상을 주려고 하면 오히려 내 가슴 뛰는 것이 그로 인해 사그라들 것 같아 그 보상마저 거부하게 되는 그런 일들. '브런치'의 작가들은 '글을 쓰는 활동'이 그와 같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재즈'가, 누군가에게는 '그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추구'가 그와 같은 일이 될 수 있겠지만, 영화 '스윙키즈'는 'Dance is my life'를 불행하게도 전쟁통에 추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스윙키즈'는 'Dance is my life'를 불행하게도 전쟁통에 추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 더보기
영화 '아일라' 리뷰: 내가 그 터키(Turkey) 군인이었다면 어땠을까? 새로운 관점의 필요 사람은 엄청난 노력을 들이지 않는 한, 보이는대로 들리는대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 가지 매체만 보고 들은 사람들은 그 정보제공자가 제공하는 프레임에 갇혀버리기 십상이다. 매번 보던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본다면, 매번 듣던 것만 듣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듣는다면, 기존에 갖고 있던 정보와 새로운 정보가 서로 충돌하게 된다. 이러한 충돌이 있어야만 사람은 기존의 프레임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세계관에 새로운 정보를 융합하여 새로운 프레임을 갖게 된다. 이러한 작업을 자주 진행하는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보는 눈도, 사회를 보는 눈도 생기게 마련이다. '한국 전쟁' 역사를 떠올릴 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영화 ‘아일라’는 나에게 프레임의 전환.. 더보기
영화 '7월 22일' 리뷰: 나는 신뢰가 그립다 2011년 7월 22일 오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의 정부청사에서 폭탄이 터진다. 그리고 얼마 후 오슬로 북서쪽 30km에 위치한 우퇴위아 섬에서 무차별 총기난사 테러가 발생한다. 우퇴위아 섬에서는 집권여당인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가 진행 중이었고, 섬을 오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페리 밖에 없었다. 고립무원의 섬에서 700명이 넘는 10~20대의 청년들이 사자에 쫓기는 노루처럼 공포에 휩싸여 소리치며 도망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슬로와 우퇴위아 섬에서 총 7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모든 테러는 단 한 사람에 의해 실행되었다. 그의 이름은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였다. 이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 그리고 노르웨이 사회가 이 충격을 어떻게 치유해나가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낸 영화, ‘7월 22일’이 지난.. 더보기
영화 '국가부도의 날' 리뷰: 삼포세대 비긴즈 [영화 ‘국제시장’ 그리고 ‘1987’의 소환] 이 영화를 논하기전에 필자는 영화 ‘국제시장’과 영화 ‘1987’을 소환해본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각 세대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그러한 작업이 선행되어야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의 사회적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쟁 후 70년 정도의 시간동안 격변을 겪은 우리 사회는 크게 3개 정도의 세대로 철저하게 분리되었다. 첫째는 6.25. 전쟁을 통과하여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의 역군이 되었던 세대요, 둘째는 독재 정권에서 맞서 손에 화염병을 들었던 세대이며, 셋째는 취업과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고 하는 현재의 2030세대이다. 오늘날에는 그 세대간 이해가 부족하여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필자는 .. 더보기
영화 '알라딘'과 '기생충' 리뷰: '기생충'은 '알라딘'처럼 살 수 있을까?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영화 ‘기생충’의 ‘기택’(송강호 분)의 말과 같이 ‘참으로 시의적절’하다.잔혹한 현실을 그려낸 영화 ‘기생충’과 애틋한 동화를 그려낸 영화 ‘알라딘’이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에 상영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과 가이 리치 감독이 짜고 친 고스톱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생각보다 이 영화들에는 연결점이 많다. 봉준호 감독과 가이 리치 감독이 짜고 친 고스톱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생각보다 이 영화들에는 연결점이 많다. ※ 이후부터는 영화들의 스포일러들과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지지 않은 필자의 울퉁불퉁한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같은 전제, 다른 관점 현실을 그려낸 ‘기생충’ 뿐 아니라 동화를 그려낸 ‘알라딘’에서마저도 ‘계층’ 또는 ‘계급’은 존재한다. 하지만 계층 간의 소통에 있어서 두 영화는 .. 더보기